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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수배자 1백여 명 '노예선' 에 팔아
작성일
2008-03-13 11:06

지적장애 2급인 권 모(27) 씨는 지난해 4월 전남 완도의 한 양식장에 넘겨졌다 경찰에 구출돼 가족에게로 돌아갔다.

하지만 권 씨는 한 달도 안 돼 다시 종적을 감췄고, 해양경찰이 소재를 파악한 결과 목포의 한 어선에 또 다시 팔려간 사실이 확인됐다.

부산지역 선원모집책 최 모(45) 씨가 판단력이 부족한 권 씨를 다시 꼬드겨 군산지역 총책 황 모(50) 씨에게 넘긴 것.

부산해양경찰서 담당형사는 "권 씨가 판단력이 부족하고 가정형편이 권 씨를 돌봐 줄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해 많게는 4백만 원까지 월급을 준다는 회유에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황 씨에 의해 100만 원에 다시 어선으로 팔려간 권 씨는 서너 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한 채 중노동을 해야하는 열악한 환경을 견디다 못해 탈출했지만, 군산지역의 또 다른 모집책인 조 모(55) 씨에 의해 다시 붙잡혀 다른 어선에 넘겨졌다.

도주방지 위한 치밀한 감시, 한 번 들어가면 못 빠져나와

해경에 적발된 선원 인신매매 조직들은 이처럼 한 번 유입되면 좀처럼 빠져나가기 힘들 정도로 조직적으로 선원들을 관리해 왔다.

이들 일당은 먼저 높은 월급을 준다는 전단지 등을 보고 찾아온 선원들을 아파트 한 곳에 모아 합숙을 시키며 달아나지 못하게 했다.

또 미리 연계된 주점에서 술을 마시게 한 뒤 수백만 원의 터무니 없는 외상값을 지워 빚을 갚기 위해서는 배를 타지 않을 수 없도록 했고, 선원들에게 휴대폰을 강매하고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모집한 선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 달아날 수 없도록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지적장애인과 범죄수배자를 모집해 낙도지역의 어선이나 양식장에 넘겨주고 소개비로 1억 4천만 원을 챙긴 혐의(직업안정법 위반)로 총책 황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부산지역 모집책 최 씨 등 나머지 일당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권 씨를 포함해 지난 2006년부터 서해안 낙도지역 어선과 양식장에 넘긴 사람은 모두 112명으로, 대부분 지적장애인이나 범죄수배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예선', 바다 위 수개월 조업, 부족한 수면시간 등.. 건장한 선원도 조업 꺼려

이들이 선원으로 넘겨진 어선은 선원들이 달아날 수 없도록 조업을 하면 한 번에 수개월씩 육지로 돌아가지 않은 채 조업을 하고, 하루에 서너 시간씩만 잠을 자고 계속 조업을 해야만 해 건장한 선원들도 조업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범죄 수배자 등이 경찰을 피해 배 위에서 수개월씩 함께 생활하면서 선상 폭력의 위험에도 상당히 노출돼 있는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부산해양경찰서는 꾸준한 단속에도 선원 인신매매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다음달부터 낙도지역 선원과 염전 인부 등을 대상으로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출처: 에이블뉴스